유 령
성공할 때까지 멈춰서는 안 된다.
탄탄한 배우진
설경구, 이하늬, 박소담, 박해수, 서현우, 김종수, 이솜, 이주영, 비비(김형서) 등
30년대를 그대로 가져오다.
옷이며 거리며 건물까지 고스란히 30년대의 우리나라를 가져온 것 같았습니다. 일제강점기로 인해 우울하고 쓸쓸한 분위기까지. 너무 영상에 잘 담아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도 너무 좋았지만 영상미가 너무 좋았어요.
특히 비오는 날 영화관 채경과 난영의 장면은 잊지 못할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영화 소품을 하나 가질 수 있다면 전 '상하이 익스프레스' 영화표를 갖고 싶네요.
유령의 정체
영화 예고편에서도 '유령'이 누구인가?하며 영화주제가 스파이 '유령'찾기에 중점을 두는 줄 알았지만 초반부터 유령이 누구인지는 드러납니다. 영화관에서 난영과 만남이 우연이 아닌 것도 있으며 채경이 정보부에서 얻은 암호로 '흑색단'이 총독을 암살을 하니깐요. 그러므로 유령의 정체가 채경인 걸 안 이상 영화가 후반부로 갈수록 채경이 어떻게 빠져나가 '흑색단'대원들을 구할지가 주요 관점인 거 보았습니다. 이에 감독님은 이런 관객들을 놀라게 하기 위해 '반전'을 줍니다.
'유령이 사실은 한명이 아니다.'라는 반전을 말이죠.
쥰지는 일부러 자신이 유령인 걸 들키지 않기 위해 자신의 반쪽 피인 조선을 버리고 일본을 택한 걸 연기한다는 눈속임을 주지만 그가 겪었던 과거를 보니 그는 '유령'이 아닌 거 같았습니다. 자신의 엄마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는 이유가 '조국을 위해서'란 이유로 자신의 집안과 자신의 경력에 피해가 가자 그는 더더욱 '유령'인 채경을 그리고 '흑색단'을 잡고 싶어 합니다. 그들을 잡아서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고 그들에게 망한 조국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깨닫게 해 주기 위해서 말이죠.
천은호 계장은 고양이 '하나'가 유일한 가족이며 이에 오로지 '하나'만을 생각하며 집에 돌아가는 생각만 합니다. 암호해석이 뛰어나지만 겁이 많고 그의 가방에 이상한 미신 같은 도구들과 하나와 그의 가족사진만 지닌 그는 '유령'이 아닌 걸 확신할 수 있었어요.
이백호는 '흑색단'과 관련된 인물인 줄 알았지만 그저 채경을 좋아해 총독살해사건에 그녀가 관련되어 있다는 걸 알고 숨겨준거였죠. 그렇지만 가족의 목숨으로 협박당해 어쩔 수 없이 다카무라에게 자백합니다.
유리코는 정무총감 직속비서로 화려한 옷과 구두를 신으며 총독살해현장에도 있었고 용의자로 몰려 호텔에 잡혀왔을 때 유령과 전혀 관계없는 사람처럼 군인들이 안 무서운지 군인들에게도 당당히 소리치고 전화를 찾아다니며 호텔을 뒤집어 놓습니다. 그래서 유령은 박차경 혼자였구나 생각했어요. 반전은 생각도 못했어요.
그리고 저는 다카하라가 분명히 '박차경'을 영화관에서 보아 의심해서 용의자로 데리고 왔고 쥰지는 자기보다 뛰어난 그를 시샘하고 열등감으로 그 또한 '유령'으로 몰아가서 죽이려고 용의자로 데리고 왔는데 그럼 두 사람만 데리고 오면 되지 왜 천은호, 유리코 그리고 이백호를 데리고 왔는지 이해가 안 되었어요. 총독도 조용히 처리하라고 해서 호텔로 데려왔다고 하나 증거와 증인이 없어서 현장에 있던 조선인인 나머지 3인을 데리고 온 거 같다는 추측을 해봅니다. 다카하라가 쥰지에 대한 열등감이 없었으면 아마 '유령'을 잡았을지도 모르겠네요.
불꽃처럼 살아가는 여인들
‘미스터 션샤인’에 ‘고애신’처럼 '유령'에서도 불꽃처럼 살아가는 그녀들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이가 꿈꾸는 일이라 그 사람의 꿈을 같이 걸어가고 싶어 편안한 길을 놔두고 금방 타버리는 불꽃처럼 살아가는 박채경.
그리고 겉보기엔 화려하고 야망이 큰 여성인 듯 보이지만 실상 굳센 마음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뜨거운 눈빛을 지닌 또 다른 불꽃, 안강옥.
일제치하에서 벗어나기 위해 독립에 길로 뛰어들어 불꽃처럼 살다 간윤난영.
동생과 독립의 길에 같이 걸어갔지만 가족을 잃어 차디찬 지하에 그를 묻어도 다시 슬픔을 이겨내고 투사의 길을 걷은 이영주.
아들을 위해 참고 살다 결국 조국을 위해 고위관료인 아들의 아버지를 죽인 쥰지의 엄마. 시편을 읽는 그녀를 보아 그녀도 흑색단인 거 같네요.
힘의 격차는 엄청나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독립을 위해 불꽃이 된 그녀들. 쥰지의 말대로 조국은 망한 지 오래지만 그들이 계속 불꽃을 품고 살아가는 한 나라는 살아 있는 것이요. 그 불꽃이 꺼지지 않아서 현재 대한민국이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담뱃불
비 내리는 영화관 옆 황금다방.
한 여인이 창밖을 바라보다 영화관으로 향한다. 지금 상영 중인 영화는 ‘상하이 익스프레스’
검은색 코트를 입은 여인이 영화 끝나지 않았지만 자리를 뜬다.
이를 따라 아까 다방의 그 여인도 따라 나간다.
둘은 서로 모르는 사이인 듯 영화관 입구에 나와 길을 나서지만 갑자기 검은 코트를 입은 여인이 담뱃불이 있냐고 물어본다.
우산을 씌워주며 불을 붙여주는 여인.
난영이 이렇게 담뱃불을 빌려 담배를 한 모금 피우고 그 담배를 채경에게 건네주죠. 그리고 채경은 난영에게 성냥갑을 건네주고요.
담뱃불을 공유하는 게 '같은 편'이란 힌트인 듯 호텔로 오고 나서 유리코가 먼저 채경에게 담뱃불을 붙여달라고 하죠. 처음에는 성격이 아주 나쁜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쥰지가 찾은 줄로만 알았던 '영화표'를 유리코가 숨겨서 이를 쥰지에게 뒤집어 씌어 유령으로 몰아가죠. 이에 채경은 왜 도와주었냐 하면서 고마웠다는 듯 유리코의 담배를 가져다 핍니다. 또 뒤에 마지막에 둘은 또 같이 담뱃불을 붙여주며 담배를 피우죠.
이렇듯 담배가 유리코가 또 다른 유령이라는 걸 보여주는 힌트인 거 같습니다.
채경과 강옥은 끝까지 살아남아 독립하는 날 피우는 담배가 맛있었길 바라봅니다.
후기
연기들을 모두 잘하셨고 영상미도 좋았고 액션도 화끈해서 재밌게 보았습니다. 독립을 위해 싸우시는 분들의 이야기들을 보고 나면 항상 마음 아프고 감사한 마음이 많이 듭니다. 영화에서라도 그들이 죽지 않고 오래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었어요. 보면서 그들의 임무가 성공하기를 무사하길 기도했네요. 영화에서 그 이후의 이야기는 현실과 달리 독립이 빨리 와서 지하에 묻힌 분들이 독립된 땅 위에 무사히 안치되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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